이스라엘 탱크 서안 투입…중동 또 전운

  • 입력 2001년 10월 18일 19시 06분


이스라엘이 1948년 건국 이래 처음 맞은 각료 암살 사건 다음날인 17일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으로 탱크 부대를 투입하면서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에 맞서 팔레스타인 과격파들이 이스라엘 각료 추가 암살을 경고하고 나서 양측간의 분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18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레하밤 지비 이스라엘 관광장관 암살범을 인도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가혹한 보복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특별 안보각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아라파트 수반에게 암살범에 대한 인도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을 공격한 일부 팔레스타인 과격단체의 추방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야세르 아베드 랍보 공보장관은 이스라엘측의 요구를 일축하면서 “우리는 어떤 최후통첩에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3주일 전에 체결된 휴전안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데온 사르 이스라엘 내각장관은 17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암살 책임자를 체포해 넘기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가 대(對) 테러 대책으로 인정한 방식대로’ 대하겠다고 밝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처럼 팔레스타인을 공격하겠다고 시사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관광장관이 피살되자 이날 의회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며 “이스라엘은 테러 분자들과 배후를 근절하기 위한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측의 테러 전면중단 조치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모든 접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온건파인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이날 아라파트 수반과의 통화에서 지비 장관을 암살한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PFLP)을 해체하라고 촉구하면서 “만약 아라파트 수반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전 중동지역에 불이 붙을 것임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암살자 체포에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시리아 다마스커스에 본부를 둔 PFLP는 이슬람 지하드, 하마스 등과 같은 팔레스타인 과격단체의 하나로 아라파트 수반이 이끄는 단체연합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소속이다. 팔레스타인 보안 경찰은 PFLP 대원 검거에 나서 17일 알리 자라다트 대변인 등 7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 의사당 내 한 의원의 사무실에서 백색가루가 든 봉투가 발견돼 치안 당국이 탄저균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의사당에 경계경보를 내렸다.

<권기태기자>k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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