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습 2주째 향후 전망]지상군 투입시기 논란

  • 입력 2001년 10월 15일 18시 35분


7일 시작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이 2주일째로 접어들면서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테러 조직 알 카에다를 분쇄하기 위한 미국의 군사작전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향후 전쟁 전망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2일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전폭기와 미사일 등을 동원한 1단계 공습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14일 “1주일간에 걸친 공습으로 탈레반의 통신망과 군사력에 상당한 타격을 가했으나 아직 방공망을 완전히 와해시키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헬리콥터 등을 이용한 특수부대 투입을 위해선 제공권 장악이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의 공습은 좀 더 계속될 공산이 크다.

특수부대를 동원한 2단계 지상군 투입시기에 대해선 관측이 다소 엇갈린다. 이슬람의 금식기도 기간인 라마단과 혹한기가 곧 닥칠 것을 고려하면 조기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일단 지배적이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이르면 이번 주 내에’ 특수부대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지는 탈레반의 핵심부대인 55여단 등을 겨냥한 2단계 군사작전은 다음달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군사작전이 거의 불가능한 겨울을 보낸 뒤 내년 봄쯤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시기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변수는 빈 라덴의 소재에 대한 확실한 정보. 그가 어디에 있는 지만 파악되면 미국은 최정예 특수부대인 델타포스 등을 동원, 당장이라도 결정적 군사행동에 돌입할 것이 확실하다.

MSNBC방송은 14일 “부시 대통령이 중간 보고단계를 거치지 않고 아프가니스탄에 동원된 특수부대 사령관과 통화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했다”며 “현지의 상황전개에 따라 곧바로 특수부대가 동원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고민

최근 미국 내에서 탄저병의 확산에 따른 생화학 테러의 공포가 증폭되는 데다 파키스탄 등 이슬람권에서 반미시위가 격화되고 있어 민심수습과 국제사회의 여론지지 확보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미국은 또 탈레반 정권이 붕괴된 뒤 예상되는 정치적 공백과 혼란에 대처하기 위해 평화적 정권의 출범 지원 등 아프가니스탄의 재건 문제도 영국과 진지하게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이 단순히 빈 라덴 제거 차원을 넘어 국제 테러를 근절할 때까지 몇 년간에 걸쳐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임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빈 라덴측은 미국을 겨냥한 추가 테러 위협을 가하고 있어 앞으로 전쟁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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