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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1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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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주산지인 전북 완주군 비봉면 ‘면민의 날’ 행사에서 효부상을 탄 일본인 여성 기미스카 세이코(38). 결혼 전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기미스카씨는 95년 다니던 교회의 소개로 당시 농촌 노총각이던 남편 권을로(權乙老·42)씨를 만나 한국에서 낯선 생활을 시작했다.
기미스카씨는 신혼 초부터 지금까지 시어머니인 국양순(鞠陽順·70)씨의 손발이 돼줘야만 했다. 국씨가 허리와 눈 수술을 받았으나 경과가 나빠 혼자 힘으로는 바깥 출입을 일절 하지 못하는 데다 귀마저 들리지 않게 된 것.
기미스카씨는 이때부터 두 딸을 낳아 기르면서도 시아버지와 남편을 도와 1만여평의 논과 일손이 많이 가는 수박농사까지 짓는 ‘1인3역’을 하면서 지성으로 시어머니 수발을 해왔다.
임신 중에도 밤늦게까지 농사일을 했고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시어머니를 위해 반찬을 따로 만들고 목욕시키는 일을 빠뜨리지 않았다. 날씨가 따뜻한 날에는 시어머니를 수레에 태워 마을을 돌기도 하고 음식을 장만해 시어머니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대접하기도 했다.
이 마을 부녀회장 국복순(鞠福順·56)씨는 “힘든 생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집안일은 물론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도 앞장서온 기미스카씨는 ‘하늘이 내린 복덩이’”라고 말했다.
<전주〓김광오기자>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