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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9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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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번 주말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끝낸 뒤 다음 단계로 중동과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규모의 지상군을 추가 투입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9일 국방부 고위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흘째 공습에 나선 미국은 9일 오후 7시50분경(한국시간 오후 11시50분) 탈레반의 비행장 테러훈련캠프 육군기지 등이 있는 아프가니스탄 서북쪽 도시인 헤라트에 폭격을 가했다. 탈레반은 이날 오후 탈레반의 근거지인 칸다하르 상공에 떠 있는 미군 정찰기 2대에 대공포를 발사했다.
미국은 7, 8일 밤 연속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등에 대해 야간 맹폭격을 가한 데 이어 9일엔 처음으로 낮시간에 칸다하르를 폭격했다. 이날 공격은 오전 8시15분(한국시간 낮 12시15분) 칸다하르의 탈레반 본부에 집중됐다고 탈레반측 관계자는 전했다.
미군의 공습으로 9일까지 아프가니스탄인 유엔 요원 4명 등 35명이 사망했다고 탈레반측은 주장했다. 이란 관영 IRNA통신은 9일 탈레반 공군사령관 아크타르 모하마드 만수르가 사망하고 탈레반 공군기지 90%가 파괴됐다고 전했으나 탈레반 대변인 압둘 하이 무트마인은 “만수르 사령관은 건재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공습에 때맞춰 북부동맹측은 8일 바지스 고르 발크 사만간 등의 지역에서 공격을 개시한 데 이어 9일엔 타지키스탄 국경 인근의 쿤두즈에서 탈레반측과 포격전을 벌였다.
잇따른 공습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측은 9일 전면적인 게릴라전으로 저항할 것임을 다짐하는 등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대한 항전을 재확인했다.
지상군 파견 가능성과 관련해 워싱턴포스트는 이번에 파견될 병력은 1991년 걸프전 당시 파견된 부대가 상당수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우즈베키스탄 국경 방어와 아프가니스탄 침투와 수색작전 지역 확보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9일 파키스탄 곳곳에서 미군 공습에 항의하는 반미 시위가 벌어져 이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경찰의 발포로 3명이 숨졌다.
한편 존 네그로폰테 유엔 주재 미 대사는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자위를 위해 다른 테러조직이나 국가들에 대한 추가 행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비공개 회의를 열고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공격을 만장일치로 지지했다고 리처드 라이언 안보리 의장이 밝혔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아프가니스탄 내의 공격 목표물을 확대할 계획이며 현재 새로운 목표물에 대한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해 공습 대상과 범위를 보다 확대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슬람회의기구와 아랍연맹은 10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습과 국제테러 문제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이 8일 밝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이슬라마바드〓이종환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