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산악사단 1000명 우즈베크 투입…美-英 막바지 정리작업

  • 입력 2001년 10월 5일 23시 05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군사작전이 빠르면 다음주 중 단행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1000여명의 미 병력이 아프가니스탄에 이웃한 우즈베키스탄에 투입됐다.

중동 등 4개국을 순방 중인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한 수행원은 5일 이집트를 떠나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단에 이같이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우즈베키스탄에 배치된 미군은 뉴욕주 포트드럼에 주둔 중이던 제10산악사단으로 이번 작전 임무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미군 관련 시설을 엄호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이 관리는 덧붙였다.

이날 럼스펠드 장관과 비공개회담을 마친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수색 및 구조작전에 참여하는 미군 수송기와 헬기, 병력에 한해 비행장 한 곳과 공항시설을 사용하도록 허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카리모프 대통령은 “미군이 아프간에 대한 지상 공격 및 공습에 우즈베키스탄 영토를 사용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이와 관련해 “양국은 대화를 통해 일련의 합의를 이끌어냈으며 우즈베키스탄의 기지 사용 대가로 특별한 보상을 약속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이에 앞서 3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이집트를 차례로 들렀으나 원칙적인 지지만을 확인했을 뿐 공격용 군사기지의 제공 등 실질적인 지원 약속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5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테러와의 전쟁에 관한 공조방안을 협의한 데 이어 이날 오후 파키스탄을 방문,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1시간 동안 단독정상회담을 갖고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협조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 테러를 앞두고 미국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언급했으며 각국에서 활동하던 측근들에게 테러 직전인 9월 10일까지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오도록 지시한 내용 등 그가 테러에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공개했다.

독일 정부도 이날 테러범의 근거지 중 하나였던 함부르크에서 빈 라덴의 개입을 보여주는 증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 증거가 이번 주 미국이 독일 정부에 제시한 증거와는 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보기관은 최근 의회에 빈 라덴과 연계된 테러리스트들이 가까운 장래에 국내외 미국 목표물을 대상으로 대규모 추가 테러를 시도할 것이며 미국의 군사공격이 단행되면 보복이 뒤따를 것이 100% 확실하다는 보고를 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5일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4일 국무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도적 차원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돕기 위한 식량과 의약품 지원에 3억2000만달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이날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요청한 군사적 지원을 승인했으며 이에 따라 테러 관련 정보의 공유 및 협력, 미국 등 동맹국에 대한 영공 개방 등 관련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재현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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