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특파원 아프간 3신…북부동맹 미사일무장

  • 입력 2001년 10월 3일 18시 27분


아프간으로 가는 美식량
아프간으로 가는 美식량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 북부동맹은 현재 3개 전선에서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 그 중에서 최대의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약 30㎞ 떨어진 바그람 지역.

카불로 들어가는 관문인데다 아프간 유일의 전천후 공항이 자리잡고 있어 3년째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곳에 탈레반은 1만5000여명, 북부동맹은 50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하는 등 사실상 주력(主力)을 배치했다.

지난달 29일 탈레반 진지와 불과 400m 떨어져 있는 북부동맹군의 최전선 진지를 찾았을 때도 산 너머에서 포성이 간간이 울리는 가운데 여기저기서 자동소총 소리가 끊이지 않는 등 분위기가 살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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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동맹군들은 사흘 전까지 치열한 전투가 계속됐다며 “양측이 미국의 탈레반 공격을 신호로 시작될 전면전에 대비해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최전선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후방기지는 전투준비로 더욱 분주했다. 4대의 탱크와 사거리 60㎞인 구 소련제 지대지 미사일까지 보였다.

북부동맹군이 대량 살상용 공격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외국기자로서는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다.

마울로노 압둘라몬 전선사령관은 “이 미사일은 중요한 순간에 쓰기 위해 아껴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의 북부동맹군 병력은 탈레반에 비해 크게 열세지만 미국의 공격이 시작되면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인지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지휘관들은 “바글란과 수도 카불, 탈레반의 본거지인 칸다하르, 타지키스탄 및 우즈베키스탄과의 접경지역 등이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공격이 시작되면 북부동맹이 즉시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부동맹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한 외교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북부동맹의 압둘라 압둘라 외무장관은 30일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파키스탄만이 탈레반을 합법정부로 인정하고 있는 반면 북부동맹은 50여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유엔에도 가입한 아프가니스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1일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를 방문해 러시아 및 서방측 관계자들을 만나 대(對) 탈레반 공격작전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그람(아프가니스탄)〓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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