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전쟁’ 국제질서 재편 부른다

입력 2001-09-27 19:10수정 2009-09-1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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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초등생 '테러는 안돼요'
미국이 수행중인 ‘테러와의 전쟁’으로 인해 중앙아시아 지역의 역학 관계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추진하고 있어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안보질서 구도가 크게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여러 나라와의 협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독불장군식 태도를 고집해온 미국의 대외정책에도 큰 변화가 생겨 ‘협력과 네트워크 정신’에 기반한 새로운 세계질서의 태동도 예상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 독일 베를린에서 “러시아는 NATO 가입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공식 언급했다.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러시아의 NATO 가입 추진은 러시아가 서방 안보동맹의 주요 축이자 유럽의 우방으로 공식 편입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러시아는 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외교적 위상 강화와 경제안정의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이다. 러시아는 미국이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영토를 이용하도록 협조하는 대신 △부채경감 △NATO 및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체첸 진압작전 묵인 등의 대가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돕는 대신 대만관계와 티베트 등의 문제에서 미국의 양보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이 가하고 있는 군사분야의 제재 해제도 기대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칭화(淸華)대 국제관계연구소 팡중잉 교수의 말을 인용해 “중-미관계가 증진되면 대만에 대한 미국의 중요성이 감소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대만무기판매 감소 내지는 대만 방위의지 천명 포기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티베트와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분리 독립 움직임에 대한 탄압 논란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에 협조하고 있는 파키스탄 정부는 이미 경제제재 철회와 부채탕감이라는 큰 당근을 얻어냈으며 미국의 인도 위주 정책을 ‘인도 파키스탄 동시 포용’ 정책으로 변화시켰다.

특히 미국의 동맹국으로 부상함으로써 향후 지역 안보구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인도와의 카슈미르 영토 분쟁에서도 반사효과를 누리길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파키스탄 근접정책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인도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북부동맹에 대한 지원국 회의를 주도함으로써 파키스탄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6일 전했다.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 비준 거부를 비롯해 미국이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던 외교 분야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중 대표적으로 미사일방어(MD) 체제의 추진이 완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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