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민단체 연수 마친 호치민대 응우옌씨

  • 입력 2001년 9월 13일 18시 47분


“지난 1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 베트남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작은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지난해 9월 시민단체 ‘나와 우리’(대표 김현라)의 주선으로 한국에 와서 1년간 한국 시민단체의 활동을 연수하고 14일 고국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응우옌 티 히엔 짱(23·여).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에 시민운동의 씨앗을 뿌리게 될 응우옌씨는 호치민 국립대학의 인문사회과학대 동방학부에서 한국학을 전공했다.

‘나와 우리’는 과거 한국군이 베트남전쟁 당시 베트남 민간인들에게 가한 피해 문제 등을 논의하는 시민들의 모임. 이 모임은 지난해 호치민 국립대학에 초청자 전액부담으로 연수생을 보내달라는 초청장을 보내 응우옌씨가 한국에 오게 됐다. 한국 시민단체가 베트남인을 초청해 한국의 시민운동을 연수시킨 것은 응우옌씨가 처음이다.

응우옌씨는 지난 1년간 ‘나와 우리’, 인권운동사랑방 등 시민단체의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기회를 가졌다. 일본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나눔의 집’을 방문해 아픔을 나누기도 했으며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를 만나 고민을 듣고 대책을 토의하기도 했다.

응우옌씨는 “이러한 참여를 통해 한국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국에 돌아가면 한국에서 배운 점을 잘 활용해 한국과 베트남간의 시민운동 교류에 한몫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과 베트남 양국 관계의 앞날에 대해 응우옌씨는 “단순히 전쟁 피해자를 돕는다는 차원이 아니라 잘못된 역사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에서 출발해야 양국의 우호적인 미래가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민동용기자>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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