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 참사]"한반도는 괜찮나" 시민들 불안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40분


▼시민 반응…주가등 악영향 걱정▼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테러는 시민들의 눈과 귀를 붙잡고 불안감에 휩싸이게 했다.

경악한 시민들은 미국에 있는 친지들의 안부를 수소문하거나 테러의 여파가 한반도에 미칠 정치 경제적 영향 등 ‘후폭풍’을 걱정했다.

시민들은 미국이 테러범으로 지목하는 단체나 국가에 강경히 대응할 것을 거듭 천명하고 국내외 증권시장이 수렁에 빠지자 과거 냉전시대와 같은 정치적 대립과 경제 침체가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11일 밤부터 TV를 지켜본 김창렬씨(57·사업)는 “최대 군사강국인 미국이 이 같은 테러를 당할 정도라면 우리나라에도 언제든지 비상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주부 김미현씨(32·서울 중구 중림동)는 “3차대전의 암운이 드리우는 게 아닌지 두렵다”면서 “대미의존도가 큰 국내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받고 남북관계 등 국제정치 전반에도 심각한 영향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일시적으로 마비돼 ‘패닉(공황)’상태에 빠져듦으로써 국내 경제에 미칠 악영향과 미국의 보복으로 인한 국제정세의 경색을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사에 근무하는 송진일씨(28)는 “테러 배후에 대한 미국의 보복이 현실화하면 국제정세가 크게 경색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했다.

주부 박윤자씨(61·서울 강남구 삼성동)는 “국가간 전쟁으로 확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계 회사 딜로이트컨설팅의 전계완씨(28)는 “미국경제가 마비상태에 빠진 것이 가장 큰 일”이라며 “미국 증시가 ‘기침’만 해도 ‘감기’에 걸리는 국내 증시가 얼마나 빨리 충격에서 헤어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학 중 일시 귀국한 김동욱씨(26·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국제정치학 석사)는 “부시 행정부가 초강수를 둘 것”이라며 “‘테러의 주체가 중동국가’라는 여론이 확산되면 제3세계 평화유지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학 또는 이민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도 충격이 컸다.

회사원 우상용씨(20)는 “미국도 테러에 노출된 ‘위험국가’라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 사건으로 학교 선후배나 동료들 사이에 일었던 미국 유학과 이민 열기도 한풀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회사원 김모씨(30·울산 유곡동)도 “미국에 MBA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데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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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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