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락가른 美 대법원 대선판결 뒷얘기 화제…뉴스위크 보도

  • 입력 2001년 9월 10일 18시 46분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연방대법원이 조지 W 부시 후보의 당선을 사실상 확정하는 판결을 5 대 4로 내릴 때 소수 의견을 냈던 데이비드 수터 대법관은 판결이 하루만 늦게 나왔어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해 대선의 뒷이야기를 다룬 최신호(17일자) 커버스토리에서 데이비드 카플란 기자의 신간 ‘우발적으로뽑힌대통령(The Accidental President)’의 내용을 발췌,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수터 대법관은 1월 대법원에 견학온 고교생들에게 대선 당시 대법원이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상황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대법관 1명을 진보 쪽으로 끌어들이지 못해 낙담했었다고 토로하며 “하루만 더 시간이 있었어도 우리가 다수파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는 것.

이 잡지는 수터 대법관이 설득하려던 대상은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었다며 “역사는 부시 대통령이 단 한표 차로 승리했으며, 케네디 대법관이 대통령을 선택한 사실을 보여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케네디 대법관은 1월 워싱턴을 방문한 러시아 대법관들로부터 어떻게 사법부가 정치문제에 관여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질서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자 이 자리에 있던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은 “연방 대법원의 대선 판결은 가장 불법적이며, 옹호할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고 비난했다는 것.

한편 대법원 판결 직후 칼 로브 고문이 부시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좋은 소식”이라고 말하자 부시 후보는 “나쁜 소식”이라고 응답하는 등 판결의 의미를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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