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아시아와 관계강화 모색

  • 입력 2001년 9월 5일 19시 04분


유럽연합(EU)은 4일 앞으로 10년 동안 EU와 아시아의 관계 설정을 위한 기본 틀이 될 새로운 전략문서를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두 지역간 정치 안보 관계 강화 △무역 투자 증진 △EU의 아시아 빈곤 타파 기여 △아시아 민주발전 지원 △주요 이슈에 대한 동반자 관계 구축 △상대 지역에 대한 인식 제고 등 6개 분야에서 아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문서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EU는 전략문서에서 “아시아 지역 내의 안보 포럼 등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분쟁 방지를 지원하고 망명 이민 무기밀매 등 내무 사법 분야에서 양측 대화를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무역 투자 분야에서는 상호 시장접근 및 투자환경 개선, 첨단기술 분야의 민간교류 촉진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전략 문서는 또 아시아 지역 빈곤 타파를 위해 EU와 아시아는 교육과 건강, 경제 사회 분야 지배구조 연구 등의 협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민주 발전 지원과 관련, 전략 문서는 아시아에서 법의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EU-아시아 대화를 촉진해야 하며 중국과의 인권 대화와 같은 건설적인 교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환경 및 국제범죄, 세계무역기구(WTO)와 유엔 개혁 등 지역적 세계적 이슈에 양측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이 문서는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략 문서는 상대 지역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EU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네팔 캄보디아 라오스 등 5개 지역에 대표부를 개설하고 가능하면 대만에도 무역 대표부를 둘 것을 제안했다.

크리스 패튼 EU 외교 담당 집행위원은 “EU가 94년 처음 아시아 전략을 채택한 이후 97년 동아시아가 금융위기를 겪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두 지역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졌다”며 “변화된 양측 관계와 시대에 맞게 아시아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새 전략문서 채택 배경을 설명했다.

EU 소식통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국제 문제에서 상당 부분 손을 놓으면서 국제 사회에 힘의 공백이 생기자 EU가 아시아와의 채널 구축을 통해 영향력 확대를 꾀한다”고 풀이했다. 올 들어 잇따라 이루어진 EU 회원국의 북한과의 수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

EU 회원국 사이에서는 최근 유럽이 국제사회에서 독자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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