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첼 전 美상원의원 “이-팔 지역분리 장벽 설치 반대”

  • 입력 2001년 9월 3일 18시 57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평화안(案)을 입안했던 조지 미첼 전 미국 상원의원(사진)이 2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과의 분리를 위해 장벽을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 등 좌파 정치인들의 제안에 따라 분리 장벽이 만들어지고 있으나 장벽은 해답보다 새로운 문제들만 더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의 사례를 들어달라는 요구에 그는 “장벽을 설치하면 이스라엘 영토 내에 살고 있는 100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장벽 안에 남게 되며 팔레스타인 영역 내에 살고 있는 유대인 정착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는 문제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이른바 ‘그린 라인’을 따라 총 연장 50㎞에 이르는 고압 전류가 흐르는 담을 완성했다. 이스라엘 국방부의 슐로모 드로르 대변인은 장기적으로 총 연장 300㎞에 이르는 국경선 대부분에 시멘트담 등 장벽이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첼 전 의원은 이어 “장벽 건설보다는 즉각적인 분쟁 종식과 테러 및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단 등 신뢰 구축 조치를 촉구한 미첼 보고서의 권고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양측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 역시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만이 중동 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알고 있다”고 말해 미국의 개입에 대한 지지를 시사했다.

한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분쟁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국지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중동평화에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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