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행정원장에 통과비자 발급

  • 입력 2001년 8월 17일 18시 17분


미국 국무부는 장쥔슝(張俊雄) 대만 행정원장(총리격)이 9월 중남미 국가 방문 전후에 미국을 거쳐갈 수 있도록 하는 통과비자를 발급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무부의 한 관리는 “우리는 대만과의 관계에 따라 여행객의 안전과 편안한 여행을 위해 과거 사례에 견주어 통과비자를 발급했다”면서 “장 행정원장은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어떤 공식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6월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중남미 방문 때에도 통과비자를 발급해 천 총통이 이 비자로 미국에 체류하면서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야구경기장을 방문하는 등 준공식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데 이어 장 행정원장에게 다시 통과비자를 발급함으로써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장 행정원장은 9월1일 뉴욕에 도착해 다음날 미국을 떠나며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9월8일 마이애미를 거쳐 로스앤젤레스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하와이로 가 이틀간 체류하고 11일 귀국한다.

대만 지도자들의 미국 통과 체류는 형식상 개인적인 체류로 돼 있고 통과비자를 소지했다 하더라도 미국 내에서는 공식적인 정치 행사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조건이 완화되는 추세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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