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 겐자부로 "우익교과서 채택 약자노린 저격"

  • 입력 2001년 8월 8일 08시 58분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사진)는 7일 도쿄도 교육위원회가 일부 도립 양호학교용으로 모임측 교과서를 채택하기로 최종결정한 데 대해 “저항할 힘이 없는 약자를 노린 저격”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오에씨의 아들도 양호학교에 재학한 적이 있다.

그는 8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임교과서 채택은 권력자와 추종자의 생각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며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결여된 점을 질타했다. 오에씨는 또 “장애 어린이가 건강한 어린이보다 공부하기 더 힘들고 교육비가 더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과서 채택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지사는 국제적 감각이 떨어지는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 등에서 모임측 교과서를 채택하게 된다면 교사와 학생의 대화는 역사적 진실을 거꾸로 세우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에히메(愛媛)현 교육위원회는 8일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제작한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2개 양호학교와 2개 농학교 등의 교재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공립중학교가 모임측 교과서를 채택한 것은 도쿄도교육위에 이어 두 번째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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