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총리, 소속당원 항명등 집권 이후 최대 위기

  • 입력 2001년 7월 18일 18시 31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여당인 노동당 의원들의 ‘항명’과 노조의 ‘비협조’로 집권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16일 자신의 노선에 반발하는 노동당 소속 하원 상임위원장 2명을 교체하는 안을 하원에 제출했으나 노동당 하원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져 이를 무산시켜 버렸다. 이는 블레어 총리가 1997년 집권한 이후 경험한 하원 투표에서의 첫 패배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외교위원장 도널드 앤더슨 의원, 교통위원장 기네스 던우디 의원을 교체하려고 노동당 소속 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노동당 소속 의원들은 오히려 블레어 총리의 독선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며 반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표결에 앞서 하원의장을 지낸 노동당 소속 베티 부스로이드 의원까지도 “정부가 의회의 권능을 무시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노조원 70만명이 소속된 영국 굴지의 일반공공노조(GMB)는 17일 블레어 총리가 공공 서비스를 민영화하려는 데 대한 반발로 노동당에 대한 연간 헌금액 65만 파운드(약 13억원) 가운데 25만 파운드를 감액하기로 결정했다. GMB측은 감액한 헌금은 공공서비스 운동을 위한 지원금으로 쓸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노동당의 전체 수입 가운데 노조의 헌금은 30%를 차지하고 있다. 노동당은 GMB의 헌금 감액 소식이 전해지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앞서 블레어 총리는 16일 GMB 노조원이 많이 소속된 공공병원 종사원들 앞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노조와 공공서비스 종사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공공서비스 개혁 공약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