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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16일 0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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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유치의 꿈을 이룬 인구 13억의 중국인들은 올림픽이 중국의 힘을 크게 확대할 절호의 기회라며 거국적으로 기뻐하고 있다. 중국은 경기장 건설 등 올림픽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벌써부터 중국의 힘을 세계에 과시하는 무대로 삼기 위해 거창한 성화봉송까지 계획하고 있다.
홍콩언론은 베이징올림픽유치단의 말을 인용해 15일 아테네를 출발한 성화를 고대의 실크로드를 따라 히말라야산맥의 에베레스트산(중국명 주무랑마봉)을 넘어 티베트로 들어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성화는 이어 양쯔(揚子)강과 황허(黃河) 물줄기를 타고 내려오다 만리장성을 따라 이동한 뒤 홍콩과 대만, 마카오까지 거쳐 베이징의 주경기장으로 들어선다는 것.
중국은 이 같은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곧 성화가 통과하게 될 나라들과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히말라야산맥 서쪽에 있는 파키스탄과 이란 중앙아시아 각국 등 가능한 한 많은 나라를 거쳐 성화를 봉송하겠다는 게 중국의 계획. 중국은 이를 통해 실크로드의 화려한 과거 역사를 재현하고 오늘날 중국의 발전상을 세계에 소개할 계획이라고 홍콩언론은 전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미국, 인권-표현자유 신장 기대▼
중국 베이징(北京)이 13일 2008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데 대해 미국 내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아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올림픽은 스포츠 행사이지 정치 행사는 아니라는 것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생각”이라면서도 “이제 중국은 스스로 현대적 국가임을 보여줄 기회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담당 보좌관은 “우리는 미국 선수단이 그곳에 가서 많은 금메달을 갖고 귀국하기를 바란다”고 말해 베이징 올림픽 참가를 시사했다.
크리스토퍼 콕스 하원 공화당 정책위 의장은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중국에서 표현과 사상의 자유, 반체제에 대한 탄압 중단 등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A 타임스는 14일자 사설에서 “64년 도쿄 올림픽이 일본의 재탄생에, 88년 서울 올림픽이 한국의 민주주의로의 전환에 각기 획기적 이정표가 된 만큼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중국에 자유를 신장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제시 헬름스 상원의원(공화)은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에서 자유를 외쳐온 사람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또 탐 랜터스 하원의원(공화)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인권 유린 국가인데도 올림픽의 후광을 입게 됐다”고 성토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일본, 대국 부상 가능성에 긴장 ▼
일본은 중국 베이징(北京)이 아시아 도시 가운데 도쿄 서울에 이어 세 번째로 올림픽을 개최하게 된 것을 환영하면서도 중국의 대국 부상 가능성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관방장관은 13일 “오사카(大阪) 개최가 무산된 것은 대단히 아쉽다. 앞으로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중국 정부에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매체들은 14, 15일 일제히 사설을 싣고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축하하면서도 중국 내 인권문제 등을 우려하며 “이번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중국이 보다 개방된 국가로 변신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요미우리신문 등은 베이징 올림픽 유치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국민적 결속이 강화돼 경제부흥에 매진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특히 중국이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수출드라이브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아시아시장이 중국에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한편에서는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중-대만 관계가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대만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