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취임후 장쩌민과 첫 전화통화

  • 입력 2001년 7월 6일 18시 41분


장쩌민(왼쪽) 부시
장쩌민(왼쪽) 부시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후 냉랭한 상태에 있던 미국과 중국간에 관계 개선을 위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5일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간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이날 10월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준비를 위해 이달 중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간주하는 부시 대통령의 강경한 대중 정책과 미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 충돌사건 등 잇단 악재로 맞서던 미중 양국이 대립의 앙금을 털고 협력을 지향하는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對 중국 관계 일지
2.24부시 대통령,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이라크 방공망 지원 경고
3.22부시 대통령, 첸치천 중국 부총리와의 회담에서 중국 인권문제 등 논의
4.1미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 남중국해 공중에서 충돌
4.12미 정찰기 승무원 24명 본국 귀환
4.23미국, 대만에 키드급 구축함 4척 등 무기 판매 결정
5.3부시 대통령, 중국과의 군사관계 재검토 발언
5.21천수이볜 대만 총통, 미국 방문
7.3미 정찰기, 94일 만에 미국 반환

▽미중 정상회담 추진〓부시 대통령은 장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10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베이징(北京)을 방문, 장 주석과 솔직하고 결실 있는 대화를 갖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이 통화에서 강조한 요지는 미중 양국이 더 나은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장 주석은 부시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이 중국과 건설적 관계를 구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과 건설적 협력관계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측이 밝혔다. 장 주석은 이와 함께 △세계 평화 유지 △공동발전 촉진△국제 현안에 대한 이해 공유 등에 기초한 양자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1월 취임 후 세계 주요 국가 지도자들과 대부분 전화통화를 하거나 정상회담을 했지만 장 주석과는 이번 통화가 첫 접촉이다.

뉴욕타임스지는 6일 “부시 대통령이 먼저 전화를 걸기는 했으나 중국도 최근 몇주간 장 주석이 부시 대통령과의 통화를 바란다는 신호를 미국측에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장 주석은 4일 부시 대통령에게 미국의 독립기념일 축하 메시지와 함께 중국을 국빈방문해 줄 것을 공식초청했으며 이에 부시 대통령이 베이징에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찰기 송환〓4월1일 중국 근해에서 정찰활동 중 중국 전투기와 충돌해 하이난(海南)섬에 불시착했던 미 EP3 정찰기를 해체한 주요 부품이 5일 대형 화물기편으로 미 조지아주 도빈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중국은 사건 직후 정찰기 승무원 24명을 11일간 억류해 미중간에 긴장이 고조됐으나 결국 3개월 만에 정찰기를 해체송환 방식으로 미국측에 인계했다.

부시 행정부는 중국이 정찰기를 반환한 것을 미중 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중국측을 향해 화해의 제스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억류 미국인 처리 문제〓미 국무부는 5일 중국이 대만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된 중국계 미국 영주권자 가오잔(아메리칸대학 연구원)과 시민권자 리사오민을 재판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중국의 이 같은 조치가 13일로 예정된 2008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이들을 다음주쯤 추방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부시 대통령은 장 주석과의 통화에서 이들에 대한 재판에 공정을 기부해줄 것을 당부했다.

중국은 현재 가오잔을 포함해 모두 6명의 중국계 미국인을 억류 중이다.

<베이징·워싱턴〓이종환·한기흥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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