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외상 "총리 아미티지 못만나게" 지시 구설수

  • 입력 2001년 5월 10일 18시 35분


일본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상의 ‘겁 없는 행보’가 화제다.

다나카 외상은 조시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특사로 7일 일본을 방문했던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를 만나지 못하게 하라고 외무성에 지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가 부장관을 만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것. 물론 자신도 만나지 않았다.

당황한 주일 미대사관은 자민당 간부에게 부탁해 총리와의 면담시간을 잡았다. 혹시 다나카 외상이 이를 알면 방해할까봐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을 만나는 것처럼 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후쿠다 장관을 만난 뒤 그의 안내로 총리집무실로 직행해 총리를 면담하는 데 ‘성공’했다. 자민당내에서는 “총리가 외빈을 만나는데 외상의 눈치까지 봐야 된단 말이냐”는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다나카 외상의 대중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 조사기관이 올해 회사에 입사한 젊은이 410명을 상대로 ‘가장 이상적인 여자 상사(上司)’를 들도록 한 결과 다나카 외상이 1위로 꼽혔다. 지난해에는 5위였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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