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르포]개혁파 하타미 재선 전망밝다

  • 입력 2001년 5월 2일 18시 38분


6월8일 대통령 직접 선거를 앞둔 이란에 보수와 개혁파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그러나 개혁 개방에 대한 이란인의 욕구가 강해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58)이 보수파의 저항을 꺾고 낙승할 것으로 보인다.

▼보·혁대결▼

행정부와 의회, 신문업계는 개혁을 지지하는 반면 사법부 군 경찰과 7개 국영 TV는 보수 세력을 옹호하고 있다. 군통수권을 장악한 이슬람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62)와 전직 대통령 알리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67) 국가수호위원회(상원에 해당) 의장 등은 이슬람 혁명 정신을 내세워 최근 부쩍 개혁파를 견제하고 있다.

최근 ‘이란 언론인협회’는 수도 테헤란에서 언론자유와 언론인의 신변보장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올해 들어 8개 신문이 정간된 것을 비롯해 지난해 4월 이후 현재까지 정·폐간된 개혁성향의 신문사는 35개사. 4월 초에는 언론인과 개혁성향 야당인사 등 42명이 국가전복음모혐의로 구속됐다. 언론인협회장인 라자브 알리 마즈루이 의원(34)은 “사법부가 비판 언론을 장악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수세력의 아성인 사법원의 아야톨라 알리 악바르 샤루디 원장은 “이슬람적 가치를 파괴하려는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대선 전망▼

중도 성향의 유력 석간 일간지 ‘에 탈라아트’의 하심 자데 사장은 “하타미 대통령의 재선은 확실하며 개혁정책은 더욱 강력히 추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신문사의 한 기자는 “민영화 등 경제개혁에 대한 일반인의 욕구가 높아 보수세력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75%의 지지로 하타미 대통령이 재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70%의 지지를 얻었다. 개혁 성향의 영문 일간지 ‘이란 뉴스’사 모하마드 솔타니파르 편집국장 역시 “보수 인사 가운데 하타미 대통령만큼 여성과 젊은 층, 지식인 등으로부터 고루 지지를 얻을 만한 인사가 없다”며 하타미 대통령의 낙승을 예상했다.

▼향후 과제▼

이란 외교부의 한 관리는 “새 정부의 중심과제는 경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 회계연도(2000년 3월∼2001년 3월)에 120억달러의 무역흑자와 5%의 경제성장률(잠정치)을 기록했다.

그러나 99년 3월∼2000년 3월 회계연도 중 26%였던 물가상승률과 이번 회계연도 중 예상되는 20%의 실업률 등 문제를 안고 있다. 지역구 의원이자 한―이란 의원 친선협회 회장인 하셰미 셰예드 후세인 의원(49)은 “의회는 더욱 적극적으로 하타미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지지할 것”이라며 “주요 교역상대국인 한국과의 교류가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테헤란 시내를 오가는 승용차 네 대 중 한 대가 한국의 기아자동차 부품과 기술제공으로 현지 SAIPA 그룹이 생산한 프라이드 브랜드인 것을 보면 이란의 경제발전에 한국의 영향력이 결코 적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다.

<테헤란〓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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