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권규탄 유엔결의안 美-中 18일 채택여부 격돌

  • 입력 2001년 4월 17일 18시 56분


미 정찰기 충돌 사건으로 관계가 냉랭해진 미국과 중국이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인권위원회의 대(對)중국 인권규탄 결의안 채택 여부를 놓고 다시 한번 격돌한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지난 주말 인권위 회원국인 콩고 민주공화국의 조셉 카빌라 대통령과 모리셔스의 아네루드 쥐그노트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결의안의 지지를 부탁했다고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이 16일 밝혔다. 국무부측은 최근 한달 동안 53개 인권위 회원국중 결의안 채택에 소극적인 국가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1일 파룬궁(法輪功,기수련단체)과 기독교도, 티베트인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을 규탄하는 결의안과 쿠바에 대한 인권 규탄 결의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와 관련, 남미를 순방중인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베네수엘라로부터 결의안에 반대하겠다는 지지를 얻어냈다.

중국은 미국의 결의안 채택 노력에 대해 "누구도 다른 나라를 비난할 권리가 없다"며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중국은 결의안 상정자체를 저지하기 위해 불처리(No-Action) 동의안을 제출할 계획. 따라서 양국의 대결은 불처리 동의안에 관해 53개 회원국의 찬반을 묻는 형식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인권위 소식통들은 중국이 3∼5표 차이로 불처리 동의안을 통과시켜 결의안 상정을 저지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양국의 표대결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인데다 정찰기 사건으로 양국간 외교마찰이 심화된 상태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해 중국은 불처리 동의안을 찬성 22대 반대 18, 기권 12로 통과시켜 결의안의 상정을 막았다.

<이종훈기자·외신종합연합>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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