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찰 계속" 주장 후속협상 걸림돌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42분


중국 전투기와의 충돌 사건으로 중국 하이난(海南)섬에 비상착륙했던 미국 EP3 정찰기 승무원 24명이 억류 11일 만인 12일 미국으로 귀환했다.

그러나 우루과이를 방문중인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정부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미군 승무원의 출국을 허용한 것이며 충돌사건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18일부터 열릴 예정인 후속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임을 예고했다.

미 정찰기 승무원들은 이날 오전 미 콘티넨털 항공의 보잉 737 전세기 편으로 하이난섬을 출발, 미국령 괌에 기착한 뒤 C17 미 군용기로 바꿔 타고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승무원들은 하와이에 2,3일간 머물면서 미군 당국으로부터 정확한 사고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받고 정찰기 소속 부대가 있는 워싱턴주 윈드비 섬의 기지로 귀환, 가족과 상봉할 예정이다.

미 중 양국은 후속협상에서 △사고원인 규명 △재발방지 방안 마련 △정찰기 미국반환 등의 의제를 다루게 되는데 특히 재발방지 방안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충돌사고가 미국의 중국연안 정찰활동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상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정찰비행을 계속하겠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또 미국은 최첨단 정찰장비를 비롯해 정찰정보 등의 유출을 우려해 신속히 기체를 반환받기를 원하고 있으나 중국측은 사고직후부터 “사고원인을 조사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고 밝혀왔으며 기체에 탑재된 장비를 철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베이징〓한기흥·이종환특파원>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