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구제역 바이러스 발병 2개월전 도난

  • 입력 2001년 4월 8일 23시 35분


영국에서 구제역 발병이 처음 확인되기 2개월 전에 구제역바이러스가 담긴 시험관이 한 비밀 실험실에서 사라져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고 영국의 선데이 익스프레스지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영국 농무부가 윌트셔 지역의 포톤다운에 위치한 한 비밀 실험실에 보관돼 있던 살아있는 구제역 바이러스 샘플이 지난해 이 실험실에 대한 정기감사 직후 사라졌다는 보고를 최근 받았다는 것.

이 실험실에는 구제역바이러스 외에 천연두 결핵 에볼라 탄저병 균들도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 군 소식통은 “시험관 하나가 사라졌다는 보고가 있은 뒤 경찰 특수수사대는 물론 극렬 동물보호운동가들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내정보국(MI5)까지 수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영국 보건부는 시험관이 사라졌다는 주장에 대해 논평하기를 거부했으나 농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이라고 확인했다.

전국농민연맹 웨일스지부의 밥 패리 회장은 “바이러스를 도난당했다는 얘기가 지난 주부터 나돌기 시작했다”며 “구제역 발병이 처음 확인된 2월 중순 이전에 이미 구제역이 시작됐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당의 오웬 패터슨 의원도 “포톤다운에서 시험관이 사라졌다는 소문이 동물보호운동가들을 중심으로 끈질기게 나돌았다”며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은 정부가 시인한 것보다 훨씬 이전에 구제역이 퍼지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험실은 지난해 8월 결핵균을 플리머스의 한 상점으로 보내는 실수를 저질러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영국에서 처음 구제역이 발병한 것과 구제역바이러스가 담긴 시험관이 사라진 것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았으나 영국 정부가 발병 원인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농무부는 구제역 발병 원인과 관련해 영국 내의 한 중국식당이 밀수입한 육류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런던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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