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中조종사 왕웨이]부인 부시에 편지보내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55분


▼조종사 부인 부시에 편지보내▼

미 해군 정찰기와 공중충돌한 뒤 실종된 중국 전투기 조종사 왕웨이(王偉)의 아내가 7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앞으로 미국을 비난하는 편지를 보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공개한 편지에서 왕웨이의 아내 롼궈친(阮國琴)은 “믿을 수 없는 것은 내 남편의 생명에 대한 당신과 당신 정부의 무관심한 태도”라며 “책임은 반론의 여지없이 완전히 미국측에 있는데도 당신은 사과하지 못할 만큼 비겁하게 책임을 회피하려 하며 남편을 근거 없이 비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런 것들이 당신이 날마다 말해온 인권이며 휴머니즘이냐”고 힐난했다.

롼씨는 “나는 병원 침대 위에서 눈물을 흘리며 편지를 쓴다”며 “남편의 전투기를 당신 나라 정찰기가 들이받은 뜻밖의 사건으로 몸과 마음이 엉망이 돼 병원신세를 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여섯살짜리 어린 아들이 ‘아빠가 언제 집으로 돌아오느냐’고 물을 때마다 심장이 찢어지지만 아들에게 아무것도 말해줄 수가 없다”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롼씨는 부시 대통령은 사랑이 충만한 가정에서 성장해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당신은 노부부가 사랑하는 외아들을 잃고, 어린아이가 사랑하는 아빠를 잃고, 젊은 아내가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것”이라고 적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평소 근접비행 즐긴 요주의 인물"▼

미국 해군 정찰기와 충돌해 추락한 중국 F8 전투기의 조종사 왕웨이(王偉)는 이전에도 미군기에 근접비행을 하다 사진까지 찍힌 것으로 뉴욕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국방부 관리와 의원들이 왕웨이가 미군 정찰기에 무모하게 근접비행을 함으로써 충돌사고의 원인이 중국측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뒷받침하기 위해 몇 개월 전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군 EP3 정찰기에 근접비행을 하다 찍힌 왕웨이의 사진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미측이 찍은 왕웨이의 사진 중에는 그가 백지에 자신의 E메일 주소를 적어 들고있는 것까지 포함돼 있다. 국방부 관리들은 중국 조종사들이 미군 정찰기 밑으로 비행하다 미군기 비행방향 바로 앞으로 상승해 올라가는 위험한 곡예비행을 해왔다면서 왕웨이의 경우 미군 정찰기에 3m까지 근접비행을 한 일도 있다고 밝힌 것으로 타임스는 전했다.

미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조우가 잦아지면서 미군 정보분석가들은 비행술이나 비행기 표식 등을 이용해 중국측 조종사의 신원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히고 편대장으로 알려진 왕웨이가 미군정찰기에 가장 무모하게 근접비행을 하는 2, 3명의 중국 조종사 중 1명으로 꼽혀왔다.

신문은 왕웨이의 사진이 공중에서 각국 조종사들 간에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무모한 행동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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