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조종사 "美機가 갑자기 방향틀어 충돌"

  • 입력 2001년 4월 7일 01시 24분


미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 충돌사건은 미군기가 중국 전투기를 향해 갑자기 방향을 돌렸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당시 출동했던 중국 전투기 조종사가 6일 주장했다.

중국 CCTV는 당시 미 정찰기 요격을 위해 출격한 전투기 조종사 자오위씨(趙宇)의 증언을 처음으로 이날 저녁 정규뉴스 시간에 방송했다. 중국은 당시 두 대의 전투기를 출격시켰으며 자오위가 탄 전투기는 무사 귀환했으나 왕웨이(王偉)가 몰던 전투기는 추락했다.

자오씨는 “사건이 발생한 1일은 구름이 약간 끼었으며 가시거리가 10km 정도였다”며 “출격 명령에 따라 오전 8시45분 이륙해 7분 만에 좌전방 20도 각도 50km 지점에서 미군정찰기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240도 방향으로 비행하던 미 정찰기가 우리의 출격을 알아채고 40도 방향으로 기수를 돌려 비행하다 9시5분경 기체를 다시 110도 방향으로 돌렸다”면서 “사고 직전까지 우리는 정찰기와 400m의 거리를 두고 같은 속도로 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 9시7분 미군기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머리부분과 왼쪽 날개 부분으로 왕의 전투기에 부딪쳤다”며 “충돌 직후 왕에게 ‘비행기 날개가 부서졌다. 항로를 유지하라’고 알려주자 ‘알았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왕씨의 비행기는 30초 뒤 통제력을 잃고 추락했다는 것. 그는 “왕이 ‘비상탈출 하겠다’고 교신해와 ‘좋다’고 응답했으며 그것이 마지막 교신이었다”고 말했다.

자오씨는 고도 3000m 지점에서 전투기가 바다로 떨어지는 장면과 왕씨가 비상탈출하는 낙하산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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