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남북협상 보도싸고 언론에 과잉반응"…IPI보고서

  • 입력 2001년 3월 30일 18시 49분


국제언론인협회(IPI)는 29일 한국 정부가 언론과의 관계에 있어 남북한 협상에 대해 너무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IPI는 이날 발표한 전세계 언론 현황에 대한 연례 보고서의 한국 관련 부분에서 “국제기자연맹(IFJ)은 지난해 10월 한겨례신문 김근사장이 연합뉴스 신임 사장으로 임명된 것을 비난했다”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997년 대선 캠페인 당시 연합뉴스의 독립을 약속했기 때문에 IFJ가 크게 실망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IPI는 “한국 정부는 1980년부터 연합뉴스의 대주주인 KBS와 MBC를 통해 연합 뉴스의 사장을 임명하는 권한을 유지해왔다”고 덧붙였다.

IPI 보고서는 또 지난해 6월 청와대가 임동원(林東源)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비보도를 전제로 브리핑한 내용을 ‘북, 노동당 규약 개정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중앙일보 청와대 출입기자를 출입정지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남북한간 협상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며 “한국 정부는 이 기사가 남북한간 대화를 위험에 빠뜨릴 것으로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새로운 법률 제정을 통해 인터넷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한국 당국의) 계획은 이 법이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막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언론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덧붙였다.

IPI는 아시아의 언론상황에 대해 “많은 정부들이 (언론에 대해) 순응과 복종을 기대하고 있으며 언론인들이 이 같은 ‘불문율’을 거부할 경우 강경하게 대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IPI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업무수행중 살해된 언론인이 56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11명의 언론인이 사망한 콜롬비아가 전세계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하기가 가장 위험한 나라라고 지목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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