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총리, 12일께 사임 표명

  • 입력 2001년 3월 7일 18시 28분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가 내주 초 퇴진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7일 "모리총리가 퇴진의사를 굳히고 측근들에게 이미 그 뜻을 전달했다" 며 "12일 정부 여당 연락회의나 13일 자민당 전당대회 때 이를 공식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모리총리가 12일 퇴진의사를 표명하는 것으로 자민당 내부에서 의견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모리 총리는 내주초 퇴진의사를 표명한 뒤 4월 초순 새해 예산안 관련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전각료와 함께 사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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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기가 바닥에 떨어진 모리 총리가 퇴진한다 해도 후임 총리가 결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후임으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59) 전 후생상(모리파 회장)과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75) 전자민당 간사장,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63)전총리 등 3명 모두 약점을 갖고 있는데다 적극적으로 총리가 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는 기현상 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나카 전간사장은 고령인데다 막후 정치를 해온 검은 이미지 가 따라다니는 것이 약점. 그는 지난해 4월 밀실에서 모리 총리를 만들어낸 5인방 중 한 명이다.

고이즈미 전 후생상은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공명·보수당과의 연립정책을 비판해 왔으며 모리 총리에 반기를 들었던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간사장, 야마사키 다쿠(山崎拓)전 정조회장과 친한 것이 약점이다. 재정정책과 구조개혁방법에서도 주류와 갈등을 빚고 있다.

두 사람은 7월에 있을 참의원 선거도 의식하고 있다. 4월 말이나 5월 초에 총리가 되더라도 7월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면 책임을 지고 총리직을 내놓아야 할 상황이기 때문. 모리 총리의 뒤치다꺼리만 하다 물러나는 3개월 단명 총리 는 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노나카 전 간사장은" 내가 총리가 되지 않을 확률은 200%" 라며 연막을 치고 있다. 고이즈미씨도 "두 번 다시 총리 소리를 하지 말라" 며 자파 소속 소장파 의원들에게 입단속을 하고 있다. 다만 당내 의견이 모아져 옹립하면 두 사람 모두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시모토 전총리는 비교적 의욕을 보이는 편이다. 그러나 98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대패한 뒤 총리직을 물러났다는 그의 과거가 약점이다. 그런 사람을 또 다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총리로 맞는 것은 곤란하다는 의견이 자민당내에 많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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