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이번엔 대통령 지위 남용…친구 금전문제 개입

  • 입력 2001년 2월 28일 18시 48분


‘엎친 데 덮친 격인가.’ 퇴임 직전 단행한 사면과 관련한 논란으로 이른바 ‘사면게이트’에 휘말려 있는 빌 클린턴 전대통령(사진)이 이번에는 재임 중 친구의 금전 문제 해결에 개입, 대통령 지위를 남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은 27일 클린턴 전대통령이 재임 중 절친한 친구인 해리 토머슨 부부가 운영하는 모자크 프로덕션과 CBS측의 제작비 분쟁에 개입해 100만달러(약 12억5000만원)를 받게 해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클린턴 전대통령이 퇴임 수개월 전 토머슨 부부를 위해 CBS의 최고경영자(CEO) 레슬리 문베스에게 전화를 걸어 제작비 분쟁에 관한 우려를 나타냈으며 CBS측은 클린턴 전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뒤 곧바로 토머슨 부부에게 100만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모자크 프로덕션은 96∼97년에 방영하기 위해 제작되던 코미디물 ‘행복한 인생(the Good Life)’의 방영계획이 취소되자 CBS측에 위약금 100만달러를 지급할 것을 요구해 왔으며 CBS측은 이를 미루던 상황이었다.

TV 프로그램 제작자인 토머슨 부부는 92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방영된 클린턴 당시 대통령 후보를 주제로 한 ‘희망으로부터 온 인물’을 제작하는 등 클린턴 전대통령의 가장 절친한 친구로 알려져 있다.

토머슨씨는 이번 사면논란과 관련해서도 클린턴 전대통령에게 부탁해 로버트 페인 등 탈세범 2명의 사면을 도왔다고 시인한 바 있다.

CBS와 클린턴 전대통령은 이번 의혹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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