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불상파괴 지시 유네스코등 철회 촉구

  • 입력 2001년 2월 27일 23시 57분


아프가니스탄의 집권 세력 탈레반이 26일 우상을 배격한다며 고대 유적을 포함한 불상을 모두 파괴하도록 지시해 국제사회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과격한 이슬람교리를 신봉하는 집권세력인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는 이날 포고령을 통해 5세기경의 고대 마애불상을 포함한 전국의 모든 불상을 우상 숭배를 금지한 이슬람 교리에 어긋난다며 모두 파괴하라고 지시했다.

이 포고령이 그대로 실행되면 수도 카불에서 서쪽으로 150㎞ 떨어진 바미안 지역에 있는 세계 최대의 마애석불 등 고대에 만들어진 불교 유적 등 소중한 문화 유산이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아프가니스탄 주재 외교관 대표단과 유네스코는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탈레반 당국에 대해 불상 파괴 명령을 재고하도록 촉구했다. 고고학자들은 “간다라 미술을 대표하는 아프간 불상들은 단지 아프가니스탄의 유적이 아니며 세계 미술사에서 매우 독특한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탈레반 지도자인 오마르는 이같은 비난 여론에 대해 “우리가 파괴하려 하는 것은 단지 돌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며 불상 파괴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카불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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