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탐험대 구성 북-남극 정복 윌리엄스씨

  • 입력 2001년 2월 9일 18시 55분


“내년 남극과 북극을 잇는 탐험행사(Pole to Pole 2002)는 전세계가 참여하는 환경 및 인권축제가 되도록 하겠다.”

9개월 간의 대장정 끝에 새해 첫날 세계 청소년으로 구성된 탐험대를 이끌고 지구 최남단 남극점(South Pole)을 정복한 마틴 월리엄스(53)가 6일 방한했다.

그는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미국 디스커버리 채널과 독일 ARD방송 등 30여개국에서 방영될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 ‘변화를 위한 도전(challenge to change)’을 국내 다큐제작사인 트라이엄프픽처(대표 이인수·43)와 공동으로 제작한다.

그는 “이번 탐험은 인종과 문화가 다른 세계 젊은이들이 한데 모여 ‘작은 걸음이 모여 지구를 움직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완주해야 한다는 목표에 너무 집착하다보니 이벤트성 행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특히 “상대적으로 여행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를 선발한 것이 탐험기간 중 팀워크를 이루는 데 문제로 드러난 만큼 내년부터는 여행경험이 풍부한 20세 이상으로 참가자를 제한해 무엇보다도 인화를 우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해 “내년 1월 남극을 출발, 아프리카와 유럽을 거쳐 북극에 도달한 뒤 2003년에는 반대로 러시아와 중국 한국 동남아 호주를 거쳐 다시 북극을 탐험할 계획”이라며 관심 있는 한국 젊은이들의 참가를 당부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탐험은 이번처럼 험한 곳을 피해 대도시를 잇는 편안한 여행이 아니라 산악을 가로지르는 혹독한 행군과 환경 및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춰 활발한 강연활동을 벌이겠다고 그는 포부를 밝혔다.

고등학교 교사출신으로 캐나다 오지 탐험회사인 어드벤처 네트워크 인터내셔널(ANI)을 운영하던 그는 1998년 전세계 청소년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를 기획하면서 기금 마련을 위해 미련 없이 회사를 매각했다.

그는 “이번 탐험 과정에서 동상으로 아르헨티나 청년이 다리를 절단할 위기까지 갔지만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한 것이 가장 큰 감동이었다”며 “탐험에 필요한 것은 영어실력과 가족의 후원이 아니라 극한상황을 견딜 수 있는 인내력과 구성원간의 팀워크”라고 거듭 강조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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