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대통령-반군사령관 전격 회동

  • 입력 2001년 2월 9일 18시 33분


안드레스 파스트라나 콜롬비아 대통령과 최대 반군단체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의 마누엘 마룰란다 사령관이 평화협상을 중단한 지 약 3개월 만인 8일(현지시간) 다시 협상을 시작했다.

98년 평화협상 개시 후 세 번째로 이뤄진 이번 회동에서 파스트라나 대통령과 마룰란다 사령관은 수도 보고타 남쪽 산비센테 델카구안 중립지역에 대한 FARC의 점거시효 연장과 극우민병대 조직인 콜롬비아 자위대(AUC)의 해체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이례적으로 FARC가 장악중인 델카구안 지역을 직접 방문한 파스트라나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9일까지 협상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내란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압력에 직면한 파스트라나 대통령은 4만2000㎢에 달하는 델카구안 지역의 점거시효 연장에는 합의했으나 정부의 비호를 받으며 반군과 대치하고 있는 우익민병대 토벌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정부는 37년째 지속되고 있는 내란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미국의 원조 13억달러 등 총 75억달러가 투입된 ‘콜롬비아 플랜’을 수개월째 실시하고 있으나 반군과 마약조직의 저항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게릴라요원 1만7000여명을 거느린 FARC는 우익민병대 척결과 ‘콜롬비아 플랜(미국의 원조로 마약을 퇴치하는 계획)’ 철회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1월 갑자기 평화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항공기 납치와 폭탄테러 등 종전의 반정부 투쟁을 재개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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