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지진현장]경제심장부 강타 막대한 피해

  • 입력 2001년 1월 27일 18시 30분


강진이 뒤흔들고 지나간 인도 구자라트주에서는 26일 지진 발생 이후 27일 오후까지 83차례의 여진이 감지돼 주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아마다바드의 경우 이번 지진으로 500여채의 건물이 한꺼번에 붕괴돼 충격. 한 구호대원은 “학교 건물도 내려앉아 학생 30명이 참변을 당했다”며 “병원 건물마저 주저앉아 영안실의 시신들이 병원 근처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고 울부짖었다. 부상자들은 임시 막사에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신음만 내뱉기도.

○…구자라트주의 일부 주민은 건물 추가 붕괴의 공포 때문에 일종의 정신병 증세를 보이며 거리를 떠돌기도. 아마다바드의 26일 저녁 기온은 섭씨 7∼8도까지 내려갔으나 주민들은 길가에서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는 모습.

○…아마다바드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신축 건물들이 대파된 반면 오래된 건물들은 오히려 지진을 견뎌내 부실공사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한 건축기사는 “불과 5년 전 건축된 수십층짜리 복합 빌딩이 어이없이 붕괴됐다”며 부실공사가 틀림없다고 말했다. 다른 건축 전문가들도 건설 비용을 줄이려고 내진설계를 무시한 결과라며 이윤에만 눈이 먼 건축주들을 격렬히 성토.

○…최악의 재앙 속에서도 민간인 자원봉사자와 구호대원, 군인 등이 맨손이나마 생존자 구조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서 몇몇 빌딩에서는 매몰된 생존자들이 속속 구조됐다. 수라트 경찰국은 “붕괴된 다이아몬드 공장 잔해 속에서 3명을 구조해냈다”고 발표.

○…지진이 발생한 구자라트주는 인도의 ‘경제 심장부’. 칸들라 항만이 들어서 서방 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석유화학과 전자 의류 제약 공장 등이 가동되면서 인도의 산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온 곳이라 이번 지진으로 경제적 손실이 엄청날 것으로 전망.

〈권기태기자·외신종합 연합〉ktt@donga.com

▼한국정부 10만달러 지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7일 인도 구자라트주에서 일어난 강진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생긴 데 대해 코체릴 라만 나라야난 인도 대통령에게 위로전문을 보냈다.

정부는 인도에 10만달러 규모의 긴급 구호금이나 구호물품을 지원키로 했다. 인도주재 한국대사관과 주뭄바이 총영사관에 따르면 27일 오전 현재 구자라트주에 진출한 건설인력을 포함해 한국 교민과 여행객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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