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형사법원 창설 조약 서명

  • 입력 2001년 1월 2일 15시 55분


미국이 해외 미군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을 우려, 서명을 거부해 온 세계최초의 국제형사법원 창설 조약에 지난달 31일 서명했다.

미국은 이날 유엔에서 데이비드 쉐퍼 미국 전범(戰犯)담당 대사를 통해 '대량학살 전범과 기타 반인도적 범죄인들의 사법처리를 위한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에 서명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별도의 성명에서 우리는 국제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조약에 서명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이 조약이 안고 있는 결함은 시정돼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제시 헬름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1일 "클린턴 대통령의 조약 서명 결정은 후임자의 손을 묶는 조치"라고 비난하고 "우리는 미국의 장병들이 캥거루처럼 튀는 국제형사법원에서 사법처리되지 않도록 보호할 것"이라고 밝혀 이를 비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31일은 각국이 의회의 비준 없이 조약에 가입할 수 있는 마감일로 1일부터는 먼저 의회의 비준을 얻은 국가들만 조약에 서명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 미국과 이스라엘 등이 조약에 서명함에 따라 서명국 수는 모두 139국으로 늘었다.조약의 발효를 위해선 60개국이 이를 비준해야 하나 지금까지 비준국은 27개국에 불과, 실제로 국제형사법원이 출범하기까지는 2,3년 정도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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