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베트남 영해획정 합의

  • 입력 2000년 12월 27일 0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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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베트남이 통킹(중국명 베이부)만(灣) 일대의 영해 획정에 합의해 양국 최대의 현안이 해결됐다.

중국을 방문 중인 트란 둑 루옹 베트남 대통령은 25일 베이징(北京)에서 장쩌민(江澤民)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해양국경선 및 배타적 경제수역(EEZ), 대륙붕 획정에 합의하고 양국간 어업협정에 서명했다.

양국 정상은 또 전면적 협력을 약속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경제 군사 등 광범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넓혀 나가기로 했다. 베트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93년 이래 처음이며 트란 둑 루옹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번 영해 획정 합의는 지난해 12월 육상국경선 획정에 뒤이은 것으로 이번 협정 체결로 양국간에는 주변 6개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샤)제도 등 남중국해 일부 도서 영유권 문제만 남아 있다. 양국은 이 분쟁지역에서도 상호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79년 전쟁을 치렀던 양국이 앙금을 털고 국경분쟁을 해결한 것은 각자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중국은 베트남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미국과 인도에 대항,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과의 협력 강화 △ 동남아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중국은 빌 클린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동남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을 우려해왔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선배’격인 중국의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경제발전에 주력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루옹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푸젠(福建)성 샤먼(厦門)과 상하이(上海) 등도 시찰해 중국식 경제특구 모델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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