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반응]"패배 가능성 염두에 두고 국정 임해야"

  • 입력 2000년 12월 13일 18시 31분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은 미국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12일 발표되자 부시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지지자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워싱턴 연방 대법원 청사 앞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의 지지자들과 언론사 취재진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판결 직후 한 부시 후보 지지자가 “부시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됐다”고 환호하자 고어 후보 지지자는 “부시가 ‘시간’ 덕을 봤다”며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재개표 판결을 내리길 바란다”고 응수하기도.

○…고어 후보측이 워싱턴의 부통령 관저에서 향후 대책을 숙의하는 동안 관저 앞에는 부시 후보의 지지자 수십명이 몰려들어 부시 후보의 승리를 축하. 이들은 고어 후보에게 연방대법원 판결에 승복해 패배를 시인할 것을 종용했으며 일부는 “고어는 체니의 집에서 빨리 나가라”고 외치기도.

○…일본 도쿄(東京)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달러 매입 주문이 쇄도해 달러당 엔화 환율이 전날보다 0.98엔 오른 112.18∼112.21엔에 거래되는 등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엔화가치는 올 최저치를 기록.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나스닥 선물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타임스는 13일자 사설을 통해 부시 후보의 당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도 “부시 후보는 고어 후보 보다 전국투표에서 30여만표가 뒤진 점과 플로리다주에서도 어쩌면 고어 후보에게 패배했을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국정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

뉴욕타임스는 이어 “60년 대선에서 근소한 표차로 승리했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이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항상 메모지를 갖고 다녔던 것처럼 부시 후보도 이번 선거의 복잡한 과정이 지닌 의미를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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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부시 후보 사실상 승리’라는 제목으로 1면 머리기사와 관련기사를 비중있게 보도. 아사히신문은 “두 후보 모두 깊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부시 후보가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받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처음에 ‘미국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기사 제목을 뽑았다가 곧 ‘부시의 당선이 거의 확정적’이라고 정정하기도.

<홍성철기자·도쿄〓이영이특파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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