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中 육상대부 마쥔런감독 퇴진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51분


‘중국육상의 대부’ 마쥔런 감독이 마침내 ‘마군단(馬軍團)’을 떠난다.

중국의 충칭만보는 22일 마감독이 시드니올림픽에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해 망연자실해 있다가 최근 건강이 악화돼 마군단을 떠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마감독이 시드니 올림픽후 의기소침해 선수들의 훈련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못했다고 전하고 지병까지 도져 매일 병원에 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랴오닝성 다롄에 있는 마군단 훈련기지도 함께 썰렁해졌다.이 기지에는 마군단 정예육상선수 70여명을 포함해 늘 300명 이상이 북적거렸다. 선수들에게 교양과목을 가르치는 교수들만 13명이나 돼 학교를 방불케했다.

마군단의 신화가 만들어진 것은 90년대 초반. 마감독이 이끄는 마군단은 92년 세계청소년육상경기에 참가해 800m, 1500m, 3000m, 1만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93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세계육상경기에서도 1500m, 1만m에서 금메달, 3000m에서는 금은동을 모두 휩쓸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해 마감독은 중국육상협회가 주는 ‘전국 최우수감독’ 칭호를 받았고, 그 이래 그는 ‘라오마(老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중국 육상의 신화적인 인물로 떠올랐다.그가 신기록이 나온다고 하면 나오고, 누구보고 깨라고 하면 깨지는 그야말로 마감독과 마군단의 ‘화려한 시대’였다.

그러나 9월 시드니올림픽에서 단 한명도 메달을 따내지 못하자 마군단은 감독도 선수도 모두 의기소침해졌다. 그리고 이제 마감독이 물러난 것.

중국 육상계에서는 이를 ‘라오마의 조용한 퇴진’이라고 불렀다. 마군단의 지휘권은 칭하이성 여자중장거리선수단을 맡고 있던 서푸제감독이 물려받았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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