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13개월만의 최저치 기록…5일째 약세 못면해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24분


미국 뉴욕증시의 첨단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가 1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경기 연착륙에 실패하면 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은 데다 미국 대선 결과를 둘러싼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

추수감사절 휴일을 하루 앞둔 22일 나스닥지수는 4.04%(116.11포인트) 떨어진 2,755.34를 기록했다. 연속 닷새째 하락이었다. 나스닥지수는 99년 10월19일(2,688.18)이후 13개월 만의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95.18포인트(0.91%) 떨어진 10,399.32로 장을 마쳤다.

미 증권가는 조지 W 부시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지해왔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1시경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가 주대법원이 정한 시한 내에 작업을 마칠 수 없다며 수작업 재검표를 중지해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타격을 입자 주가는 잠깐 급반등했으나 곧 하락세로 반전됐다. 특히 기술주는 이날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매출증가율이 둔화될 수도 있다고 공시한 다음 63%나 하락한 포털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오라클 아메리카온라인(AOL) 야후 시스코시스템스 등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대선 결과를 둘러싼 정국 혼란이 뉴욕증시의 가장 큰 악재라는 데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동의한다. 나스닥지수는 11월7일 대선 투표일 이후 19%나 하락했다.

특히 전날 밤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수작업 재검표 유효 판결로 고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커지자 제약 담배 등 이른바 ‘부시 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필립 모리스의 주가는 4.3%나 폭락했다.

뉴욕증시는 추수감사절인 23일에는 장이 서지 않으며 24일에도 오후 1시까지만 개장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월스트리트 분석가는 대선 결과가 명확히 드러나도 경기 악화 전망이 지배적이라 급반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크레디트 스위스 애셋 매니지먼트사의 투자전략가인 에릭 비갠트는 “대선 상황이 끝나도 일시적인 반등은 있겠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 수익 악화로 반등세는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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