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세계경제보고서]"한국 재정고삐 죄야 회생"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9시 09분


한국 경제는 고유가와 금융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올해 8.9%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2001년과 2002년에도 각각 5.8%, 5.6%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했다.

OECD는 21일 파리 본부에서 발표한 2000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OECD 국가 중 일본에 이어 2위이며 단기부채의 두 배 수준임을 고려할 때 외환위기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OECD는 한국경제가 회복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장원리에 입각한 금융 기업 개혁이 지속되어야 하며 공적자금 투입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국가 재정의 증가를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OECD는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미국의 급격한 경기위축 가능성이라며 미국 경제 성장률이 사상 최고치인 올해의 5.2%를 정점으로 해 금융긴축, 자산효과 감소, 유가 상승의 여파로 내년에는 3.5%, 2002년에는 3.3%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 역시 올해 4.7%에 이어 2001년과 2002년에도 각각 4.1% 수준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은 국제 유가가 2001년 중반까지 배럴당 30달러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OECD는 “고유가가 계속되고 대부분의 주요 국가에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는 등 불안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가가 다시 배럴당 38.50달러선까지 급등하고 2002년말까지 고유가가 유지된다면 회원국 대부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0.2%포인트 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 경제는 아직 인플레 가능성이 있어 0.5% 포인트 가량 금리를 추가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또 미국 정부는 경제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재정 적자폭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는데 만일 이것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주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밖에 유로화를 비롯한 주요 통화의 가치하락도 세계 경제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유럽연합(EU)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3.4%를 정점으로 유가 상승에 따른 가계의 구매력 감소 등으로 2001년 3.0%, 2002년에는 2.7%로 둔화되고 11개 유로권 국가들도 올해 3.5%에서 내년엔 3.1%, 2002년도엔 2.8%로 계속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OECD는 전망했다.

한편 정보통신기술분야의 투자 증대와 임금상승에 따른 민간소비의 활성화로 경기회복 기조에 접어든 일본 경제는 올해 1.9% 성장에서 내년에는 2.3% 성장으로 회복되지만 2002년엔 2.0%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OECD는 예측했다.

OECD는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회원국의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2년에는 20년 만의 최저치인 5.9%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미국은 올해 4%대인 실업률이 2002년에는 4.5%로 약간 증가하고 EU는 현재 8.2%인 실업률이 2002년에는 7.2%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홍성철기자·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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