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대선논쟁 위기상황 아니다"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8시 33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대선 결과를 둘러싼 논란은 위기가 아니며 오히려 미국에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19일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사흘간의 베트남 방문을 마친 뒤 이날 호치민에서 CNN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조만간 차기 대통령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현 상황을 위기로 볼 수 없다”면서 “대선 논란은 민주주의의 다양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선의 최후의 승자에 대한 성급한 추측은 금물”이라며 “미국인들은 정치 시스템에 대한 확신을 갖고 앨 고어 민주당 후보와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법정에서 충분한 변론을 펼칠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사태 장기화에 따른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에 “전체 1억표 중에서 1000표 차로 승부가 갈리는 상황에서 두 후보는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양 진영이 때때로 ‘건방지게’ 행동하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이번 논란으로 인해 국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의회가 근소한 의석 차로 양분돼 있고 새 대통령 역시 근소한 표차로 당선되는 어려운 상황에서 의회와 새 대통령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92년 취임후 자신도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의회와 협력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양측이 서로 의지만 있다면 원칙을 존중한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직의 대미를 아내 힐러리의 상원의원 당선으로 마무리짓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면서 “하고 싶었던 모든 일을 다 이루지는 못했지만 대부분을 이루게 해준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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