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대선 논쟁 미국에 바람직"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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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19일 미국 대선 결과를 둘러싼 최근의 논쟁은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미국에 매우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사흘간의 베트남 방문을 마친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번 사태는 미국 정부 시스템상의 위기가 아니다"면서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앨 고어 민주당 후보 및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 진영은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으며 양 진영은 때때로 상대방에게 '건방지게(snippy)' 굴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특히 "누가 승리하게 되고 무슨 일이 일어날 지에 대해 미리넘겨짚어서는 안되며 이는 미국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대선 논쟁은 미국이 전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건방지게'라는 표현을 사용, 앨 고어 민주당후보가 대선 개표 직후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앞선 당선축하를 철회하면서 "당신은 '건방지게' 굴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것을 연상케 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이번 논쟁으로 인해 행정부를 이끌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94년 대통령 취임 후 8년에 걸친 재임기간에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의회와 협력해온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구체적으로 사회복지제도 개혁 및 제3세계 국가들에 대한 부채 경감 조치 등을 예로 들면서 "분파주의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대통령은 "의회가 근소한 의석 차이로 양분돼있고 새 대통령 역시 근소한 표차로 당선되는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의회와 새 대통령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클린턴 대통령은 향후 러시아와 핵무기 추가 감축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도 미국 영토에 대한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무기체제인 미사일 방위 시스템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호치민 AFP·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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