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재검표 마감"…부시 '유리한 고지'

  • 입력 2000년 11월 15일 0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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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확정할 열쇠를 쥐고 있는 플로리다 주의 일반 투표에 대한 개표가 14일 오후5시(한국 시간 15일 오전7시) 마감됐다.

플로리다주 리온 카운티 순회 법원의 테리 루이스 판사는 14일 오후 플로리다주 선거법이 정한 개표결과 보고시한 14일 오후5시를 팜비치 카운티 등의 수작업 재검표가 마무리될 때까지 연기해달라는 민주당측 요구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결과 388표(비공식 집계)를 앞서고 있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당선을 기대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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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판사는 플로리다주법에 따라 선거법에는 선거일로부터 1주일 뒤에 최종 개표결과를 집계하도록 명문화돼 있으므로 플로리다주가 이에 근거, 마감시한을 설정한 것은 합법적이라고 판결했다.

일반투표 개표가 마감됨에 따라 부시 후보는 17일 자정 마감되는 부재자 투표 개표에서도 승리할 경우 플로리다 주의 선거인단 25명을 확보, 대통령으로 확정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판결이 유권자의 의사를 외면한 것이라고 비난하며 항소 의사를 밝혀 법적 다툼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이 13일 성명을 통해 “부재자 투표를 제외한 일반투표의 개표결과 보고 시한은 14일 오후 5시로 이후 주정부에 접수되는 개표결과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시한 연장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한편 공화당측에서 개표 상황을 감독하고 있는 제임스 베이커 전국무장관은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수작업 재검표에 반대했던 종전의 입장에서 선회, 민주당이 개표 마감 시한 전까지만 수작업 재검표를 진행하고 그후 결과에 승복한다면 이를 인정할 수 있으며 공화당도 개표를 둘러싼 소송을 중단하겠다고 제안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민주당도 공화당이 법정 소송을 끝내는 대신 양당이 플로리다 주 전체의 수작업 재검표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대통령선거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마이애미에 있는 연방지방법원의 도널드 미들브룩스 판사는 13일 “수작업 재검표문제는 플로리다 주의 일로 연방법원이 개입할 이유가 없다”며 공화당이 요청한 수작업 재검표 금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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