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재검표 연장訴 심리… 당락 판가름 고비

  • 입력 2000년 11월 14일 18시 38분


차기 미국 대통령을 확정할 열쇠를 쥐고 있는 플로리다주의 개표혼란이 개표 결과 보고시한 문제로 더욱 악화됐다. 플로리다주 리온 카운티 순회법원의 테리 루이스 판사는 14일 오전(한국시간 15일 새벽) 민주당 등의 요구에 따라 플로리다 선거법이 정한 개표결과 보고시한 14일 오후5시(한국시간 15일 오전7시)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심리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이 13일 성명을 통해 “부재자 투표를 제외한 일반투표의 개표 결과 보고시한은 14일 오후 5시로 이후 주정부에 접수되는 개표결과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시한 연장을 요구하는 소송을 팜비치 카운티 등과 함께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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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판사는 13일 민주당과 최종 개표시한 연장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입장을 듣고 휴회한 뒤 14일 오전 판결을 위해 심리를 재개했다.

법원이 플로리다주의 시한을 인정할 경우 수작업 개표에서 상대적으로 표가 늘고 있는 앨 고어 민주당 후보에게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마이애미에 있는 연방지방법원의 도널드 미들브룩스 판사는 13일 “수작업 재검표 문제는 플로리다주의 일로 연방 법원이 개입할 이유가 없다”며 공화당이 요청한 수작업 재검표 금지 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한편 민주당은 공화당이 법정소송을 끝내는 대신 양측이 플로리다주 전체의 수작업 재검표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대통령 선거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에 무게를 두고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가 14일 보도했다.

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또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의 이른바 ‘나비형 투표지’를 문제삼지 않는다는 데 동의할 수도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측에서는 일부 인사들이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수작업 재검표가 신빙성이 없다고 반대하는 현재의 입장과 정면으로 충돌된다며 거부해 찬반 양론이 맞서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웨스트팜비치〓한기흥특파원·이동관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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