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고고학협회 ‘유물날조’ 후지무라 제명

  • 입력 2000년 11월 13일 18시 45분


일본 고고학협회는 12일 도쿄(東京)에서 긴급위원회를 열고 미야기(宮城)현 가미타카모리(上高森)구석기 유적지 등에서 유물을 날조해온 도호쿠(東北)구석기문화연구소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50)전 부이사장을 제명했다.

일본 고고학협회는 1948년에 결성된 일본내 고고학 분야 최대 학회로 회원은 3600여명. 대학과 연구기관의 고고학자 등 21명이 위원회 운영을 맡고 있다. 제명 처분은 협회의 명예를 손상한 회원을 제명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 따른 것이다.

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새로운 발견 사실만 중요하게 생각해 온 풍조와 연구자 상호간의 비판 부재에 관해 심각하게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성명서는 이어 후지무라전부이사장의 발굴 ‘성과’를 토대로 성립된 학설에 대해 “다른 의견도 많아 아직 정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그의 주장이 교과서에 실린데 대해 “학술적으로 검토한 결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며 비판했다. 고고학협회 아마카스 겐(甘粕健·니가타대 명예교수)회장은 “연구자간 상호 비판 부재로 날조사건이 일어난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진지한 연구를 통해 학계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또 후지무라전부이사장이 발굴에 관여했던 모든 유적지에 관해 다시 검증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위원에는 고고학 분야 외에 지질학 자연과학 분야 전문가가 포함되며 내년 5월경 발족한다. 협회는 재조사를 위해 도호쿠 구석기문화연구소에 과거 발굴 조사 자료와 학술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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