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구려고분 도굴 수난…유물 실종 벽화도 떼가

  • 입력 2000년 11월 1일 19시 08분


중국 내 고구려 고분이 도굴 등으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황바이(黃柏)향에 있는 창촨(長川) 1호 고분은 그동안 몇 차례의 도굴로 대부분의 유물이 사라지고 벽화만 부분적으로 남아 있었으나 최근 재차 도굴단이 들어와 남은 벽화마저 완전히 도려내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고분은 95년 처음 도굴당한 사실이 확인된 이래 중국 당국은 고분 입구에 철문을 세우고 시멘트로 통로를 완전히 봉하는 등 도굴방지 조치를 했으나 다시 도굴당한 것.

창촨 고분 인근에 있는 삼실묘(三室墓) 고분도 비슷한 시기에 도굴단의 침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안은 고구려 전성기의 수도인 국내성이 있던 곳으로 고구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고분군만 75곳에 이른다.

이들 고분에는 당시 고구려인들의 역사와 생활상을 전해주는 숱한 벽화와 유물이 들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 당국은 이렇게 도굴된 벽화와 유물이 한국 등 해외로 유출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문화재 당국의 한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고구려 고분벽화 등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에 이미 한국 등에서 이들 벽화가 전시되거나 출판됐다”면서 “이들 고분이 도굴단의 침입을 받은 것은 그 후”라고 밝혔다. 중국 문화재관리법은 도굴이나 문화재 해외밀반출 등에 대해 최고 사형에 처하는 등 강력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으나 도굴은 중국 각지에서 여전히 꼬리를 물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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