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선박 침몰…프랑스 해양오염 비상

  • 입력 2000년 11월 1일 19시 03분


독성 화학물질 6000t을 실은 이탈리아 선적 화물선 레볼린 선호가 지난달 31일 영불해협 근처 프랑스 북서부 해안에 침몰, 심각한 해상 환경재해가 우려된다.

레볼린 선호는 30일 폭풍우로 난파돼 승무원 14명은 헬리콥터로 구조됐으며 선체는 프랑스 해양당국에 의해 셰르부르항으로 견인되던 중 침몰했다.

이 배에는 합성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이용되는 화학물질인 독성과 부식성이 강한 스티렌 4000t과 이소프로필과 메틸에틸케톤이 각각 1000t씩 실려 있었다.

사고가 발생하자 장 클로드 게소 교통장관과 도미니크 브와네 환경장관은 급히 셰르부르항으로 달려가 대책을 협의했으며 자크 시라크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 지난해 연말 다량의 석유를 유출시킨 에리카호의 침몰사고와 같은 재난이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해양전문가들은 스티렌이 물에 녹지 않고 수면에 뜨기 때문에 특수선박으로 오염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침몰 지점이 영국과 아일랜드가 몇 년 동안 방사성 폐기물 매립장소로 사용했던 곳과 가까워 침몰 선박이 해저 160m 지점에 있는 매립지까지 이르면 해양동식물을 몰살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마르나비사 소유의 레볼린 선호는 7300t급 화물선으로 영국 폴리항에서 프랑스 마르세유 남쪽 베르에 있는 원유처리공단으로 항해 중이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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