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코소보 학살행위 첫 공식 시인

  • 입력 2000년 10월 25일 09시 10분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유고연방 대통령은 24일 미국CBS 방송과의 회견에서 유고연방군과 경찰이 지난해 코소보에서 광범위한 학살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유고 지도자가 지난 10여년간 발칸반도에서 일어난 분쟁에 대해 책임을 진다면서 잘못임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은 코소보에서의 잘못을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

코슈투니차 대통령은 "살해당한 모든 사람들에게 그것이 범죄행위였음을 인정할 태세가 돼 있다.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세르비아인으로서 책임을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고군이 코소보 학살에 대해 죄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곳에서 범죄가 일어났다"고 시인하면서도 "세르비아인과 알바니아계가 다같이 살해당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고연방의 주축국인 세르비아 의회는 이날 오는 12월 실시되는 세르비아 총선 때까지 유고연방을 통치할 새 과도정부를 승인함으로써 코슈투니차 신임 대통령의 연방 장악이 일층 강화됐다.

세르비아 의회의 과도정부 승인 결정은 총선 때까지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의 사회당과 권력을 분점하게 되는 코슈투니차 대통령에게 큰 힘을 실어 줄 것으로 보인다.

25일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12월 총선은 코슈투니차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세력이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 권력의 마지막 보루인 세르비아 의회에 대한 지배를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세르비아 의회는 이날 128 대 5라는 큰 표차로 과도정부를 승인했다.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의 사회당은 250석중 110석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코슈투니차 대통령이 이끄는 세르비아 민주야당은 불과 3석을 갖고 있다.

코슈투니차 대통령은 지난 7일 취임했음에도 불구, 사회당이 연방 의회는 물론 세르비아공화국 의회도 장악하고 있어 개혁 추진이 지체돼 왔다.

[베오그라드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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