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이후 정국]여야지도부 5인 전망

  • 입력 2000년 10월 15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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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국내정치에도 훈풍(薰風)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말 그럴까.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이부영(李富榮)부총재,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대행 등 여야 지도부 5인에게 향후 정국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김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 변화할까〓여당 최고위원들은 “김대통령의 스타일엔 큰 변화가 없겠지만 내치(內治)로 무게중심이 옮겨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야당 부총재들은 대체로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노벨상 드라이브’를 경계했다.

정대철최고위원은 “김대통령이 이젠 내치(內治)에도 자신감을 갖고 개혁을 추진해 나갈 수 있게 된 만큼 야당을 껴안으며 함께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호대행도 “민심에 좀더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최병렬부총재는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힘들다”며 “세계적 지도자가 된 만큼 그에 걸맞은 국정행보를 할 것으로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러기 위해 민주당 총재직을 떠나 국정을 운영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여야대결과 파행국회, 사라질까〓여야 지도부 공히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여야 모두가 변해야 가능한 문제”라며 ‘상생(相生)의 정치’를 위한 상대방의 변화를 촉구했다.

정대철최고위원은 “14일 내가 만나본 김대통령은 더욱 겸허한 자세로 여야 갈등구조를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야당도 금도(襟度)있는 비판과 협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이부영부총재는 “노벨상 수상 사실을 지나치게 과신하거나 혹여 아랫사람들이 정파적 이익의 관점에서 접근할 경우 부작용이 클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김종호대행은 “노벨상과 상관없이 여야 모두 각성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 달라질까〓여당은 “세계적 지지를 받게 된 만큼 야당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야당측의 전망은 엇갈렸다.

정동영최고위원은 “남북간의 평화와 화해협력을 세계가 인정한 만큼 국내 정치권도 이런 대세의 조류를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고 이부영부총재도 “정치권에서도 남북 화해협력과 평화정책의 기운이 주도적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병렬부총재는 “노벨상 수상으로 국내외적인 시각이 달라졌지만 이것이 대북정책 추진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고 김종호대행도 “이제 중간점검을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전승훈·선대인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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