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구축함피습 충격]백악관 "계획된 테러리즘" 초긴장

  • 입력 2000년 10월 13일 01시 10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혈사태 중재를 위해 동분서주하던 미 백악관은 12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미 해군 함정에 대한 자살폭발공격 소식이 전해지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힐러리 여사의 선거 유세를 돕기 위해 뉴욕에 머물던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 15분경 샌디 버거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부터 공격 소식을 전해듣고 곧바로 사태 파악을 지시했다.

미 언론들도 비상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CNN방송은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사태 진전 상황을 계속 보도하고 있으며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신문의 인터넷판들도 일제히 머릿기사로 공격 사실을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아직 보트의 소유주와 승선인원들의 신분 및 정확한 공격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혈사태 발생 이후 아덴 지역은 예멘에서도 가장 반미 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났던 곳.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미국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거의 매일 아덴에서 발생했다. 아덴은 미군 함정들이 급유를 받기 위해 자주 정박하는 항구로 공격을 당한 구축함 ‘USS콜’도 이라크로 향하던 중 재급유를 위해 잠시 정박중이었다.

공격을 당한 구축함이 아덴에 4시간 동안만 머무를 계획이었던 점도 테러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사고가 난 구축함이 짧은 시간 동안 아덴항에 머무를 것이라는 사실을 공격 보트가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것은 ‘계획된 테러리즘’을 의미한다고 미 국무부 관계자들은 밝혔다.

자살 공격을 감행한 소형 고무보트에 얼마나 많은 양의 폭발물이 실려 있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9000t이 넘는 구축함에 가로 6m, 세로 12m의 커다란 구멍을 내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폭발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 사고가 난 아덴항 컨테이너 터미널 근처에 있는 빌딩들의 유리창이 깨질지고 건물이 크게 흔들릴 정도로 폭발이 요란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정미경기자·외신종합>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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