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골프는 왜 빠졌나?…4회 런던대회부터 제외

  • 입력 2000년 9월 28일 18시 51분


호주의 골프 스타 그레그 노먼은 최근 “골프의 진정한 세계 1인자는 올림픽에서 가려야 한다”며 골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백상어’라는 별명으로 호주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노먼은 “골프처럼 세계에서 광범위한 팬을 확보하고 있는 스포츠도 드물다”며 “올림픽에서 빠질 이유가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참가국 적다" 종목서 빠져▼

노먼의 말처럼 골프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와 열광적인 팬을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도 드물다. 그런데 어째서 골프는 올림픽 종목이 아닐까.

사실 골프는 1900년 파리올림픽(2회) 때만 해도 남녀 개인전 우승자를 가리는 정식종목이었다. 하지만 4년 뒤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3회 때는 남자 대회만 열렸고 런던에서 열린 4회 때부터는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됐다. 참가국 수가 적었기 때문. 2회 때는 영국 미국 프랑스 스위스 등 4개국만이 선수를 출전시켰으며 3회 때 참가한 나라는 미국과 캐나다 등 2개국뿐이었다.

이후 90여년간 올림픽의 울타리를 넘지 못한 골프의 정식 종목 채택 문제가 시드니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공론화되고 있는 것. 90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골프 관련 국제기구로 공인을 받은 세계아마추어골프위원회(WAGC)는 골프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해달라고 IOC에 꾸준히 요청해왔다. WAGC는 96년 애틀랜타올림픽 때 골프를 시범종목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구했었고 IOC도 긍정적으로 검토했었다. 그러나 WAGC가 골프경기장으로 제안한 오거스타 골프클럽이 한때 여성과 소수민족 플레이어들의 입장을 금지시키는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WAGC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90년이후 종목포함 공론화▼

전문가들은 그러나 골프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려면 앞으로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세계적인 거물급 프로선수들이 1년 내내 계속되는 PGA투어의 어마어마한 상금을 포기하고 올림픽에 출전하겠느냐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사실 PGA 선수들 중 골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선수자격등 논란 회의론 커▼

절차상의 문제도 있다. 각 국 대표선수들의 자격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 경기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시범경기를 먼저 치러야 하는지 등등. 마티 파크스 미국골프협회(USGA) 수석공보이사는 최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아직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며 “2008년까지는 골프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도개최지출전국가금메달 수상 선수
1900(2회)프랑스 파리영국 미국 프랑스 스위스 등

4개국 30명

남-찰스 샌스(미국)

여-마거릿 애버트(미국)

1904(3회)미국 세인트루이스미국 캐나다 등 2개국 21명남-조지 라이언(캐나다)
1908(4회)영국 런던캐나다 1명남-조지 라이언 기권승(수상 거부)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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