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NYT 기고 요약]"中 WTO가입은 국제화 기회"

  • 입력 2000년 9월 25일 18시 37분


중국의 시장개방 동의와 중국에 대한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지위 부여 법안의 미 의회 통과로 가능해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은 1979년 미―중 국교정상화 이후 양국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진전일 수 있다.

당장의 혜택은 경제적인 것으로 통신에서부터 자동차 농업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관세는 절반 이상 낮아질 것이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우리는 중국이 이미 누리고 있는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계속 유지키로 동의했을 뿐이다.

그러나 PNTR 법안 통과의 의미를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본다면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게 된다.

문제는 중국이 앞으로 10년이나 그 이상에 걸쳐 어떻게 변화할 것이냐에 있다. 중국과의 교역이 자동적으로 자유와 평화를 가져오지는 않지만 중국의 시장개방은 역사의 중요한 시점에서 중국이 내릴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의 강경파들은 폐쇄경제체제가 그들의 정치적 통제력을 강화시켜 주기 때문에 WTO 가입에 반대했다. 개혁 성향의 지도자들은 세계경제 속에서 중국의 체제가 보다 개방적이고 경쟁력을 갖춰야 하며, 정치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 길이야말로 중국이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고 내부 봉기와 분열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의 선택에 따른 이해 관계를 갖고 있다. WTO 가입은 중국이 경제와 국민의 삶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고 국제적인 규칙과 책임을 따르도록 이끌 것이다.

중국은 WTO 가입조건에 동의함으로써 국제 시스템 안에서 움직일 것을 선택했다.

중국에 항구적 정상교역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우리는 협력 지향적인 중국지도자들을 고무하는 한편 반미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강경보수파들이 감정적인 이슈를 제기하지 못하게 했다.

아직도 중국과는 중요한 차이가 많지만 개입을 통해 우리는 문제 해결을 위한 더 나은 체제를 갖게 된다.

우리는 대결을 지향하는 강력한 중국을 원치 않는다. 그렇다고 내부 갈등과 사회적 이탈행위에 포위된 약한 중국을 보는 것도 원치 않는다.

중국이 안정을 이룰 수 있는 분명한 길은 세계화 시대의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변화에 있다. 국민의 경제적 정치적 잠재력을 해방시키고 국제협력을 가로막는 장애를 없애는 일이 그것이다.

첫째, 중국은 WTO의 의무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크게 변화해야 한다.

산업구조를 조정하고 오랫동안 은폐돼 왔던 법과 규칙을 공표하며 분쟁해결 절차를 확립하고 외국기업에 대해서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

둘째, 우리는 중국이 국제 기구에 가입하도록 계속 이끌어야 한다. 중국은 일방적인 요구에 따르기보다는 그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국제기준에 따라 행동을 바꾸는 것을 더 선호할 것이다. 예컨대 중국은 비확산금지조약과 화학 생물학무기 협약에 가입했고 이에 입각해 (관련 물품의)수출통제를 강화했다.

우리는 중국이 미사일 기술을 이전하지 않도록 국제 협약에 가입하고, 이미 서명한 국제인권 조약을 비준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물론 이 같은 일들은 어디까지나 기회일 뿐이지 보장은 아니다. 우리는 중국의 선택을 통제할 수 없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통제할 수 있다. PNTR 지위의 부여를 통해 우리는 중국에 불끈 쥔 주먹이 아니라 활짝 편 손을 내미는 올바른 선택을 내렸다. 21세기는 중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감에 따라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이다.

<정리·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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