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르포]황금 수천kg 입힌 푸탈라官 신비가득

입력 2000-09-23 19:00수정 2009-09-22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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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싸의 푸탈라궁. 티베트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거쳐가는 관광명소다.

라싸 시가지 어디에서도 바라다 보이는 이 궁은 ‘동양의 베르사유궁전’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답고 신비로 가득차 있다. 제14대 달라이라마가 1959년 정부고관들과 승려 600여명을 이끌고 인도로 망명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 성은 티베트 정치 종교의 중심이었다.

“푸탈라궁 관광은 위에서부터 아래로”라고 말하는 현지 가이드는 “이 궁이 외벽색깔에 따라 적궁과 백궁으로 나뉜다”고 소개했다.

적궁은 종교의 공간. 수십 칸의 방에 비치된 각종 불상과 만다라가 마치 불교미술관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역대 달라이라마의 유골을 안치한 영당(靈堂)은 수천kg의 황금을 입혀 화려하게 장식돼있다. 별도로 입장료를 받는 전시실에는 송나라에서 건너왔다는 설명과 함께 청자완(靑瓷碗)도 비치돼 있다. 고려자기다.

반면 백궁은 정치의 공간이다. 과거 달라이라마가 머물던 거실과 집무실이 텅빈 보좌(寶座)와 함께 공개돼 있다. 궁을 관리하는 한 라마승은 “59년 이래 이 궁에서 법회가 열린 적이 없다”고 유창한 영어로 소개했다.

푸탈라궁을 돌아보면서 한가지 놀란 것은 의외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점.

중국은 그동안 외국인들의 티베트출입에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외국인이 티베트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중국당국의 별도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아놓고도 갑자기 외국인출입금지령이 내리는 바람에 여행을 취소해야 하는 사례도 빈발했다. ‘외국인 출입통제정책’이 변한 것일까.

티베트자치구 외사판공실 벤바자시 부주임은 “누구든 티베트방문을 신청하면 다 허용하고 있다”며 “올들어 불허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한해동안 티베트를 방문한 외국인은 10만명. 그러나 올들어서는 8월말 현재 이미 18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연간으로 따진다면 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티베트의 관문’인 궁가공항도 최근 들어 크게 붐비고 있다. 공항대기실에는 세계각지의 주요관광지를 그린 대형벽화도 내걸었다.

궁가공항은 청두(成都)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중국내 8개도시와 연결된다. 국제노선으로는 네팔의 카드만두가 유일하게 연결돼 있다.

티베트 당국은 곧 홍콩과 직항편을 연결, 국제노선을 확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방콕과의 직항편 개설도 검토중이다. 티베트의 대외개방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티베트를 방문하는 내지(중국본토)인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관광객은 물론이고 올들어 시작한 서부대개발과 관련해 정부기관 관계자들이나 기업인들의 발길이 빈번해졌다. 이 때문에 티베트자치구 외사판공실은 눈코뜰새없이 바빠졌다고 벤바자시 부주임은 말했다.

티베트는 관광자원이 아주 풍부하다. 티베트고원을 거침없이 달리는 대산맥들, 그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강, 산록의 양떼들…. 또 ‘살아있는 부처님’인 활불(活佛)과 ‘활불 전세(轉世)’를 믿는 신비에 가득찬 티베트불교와 티베트민족의 전통문화도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활불전세란 활불이 죽으면 영혼이 다른 어린이의 육신으로 옮겨간다는 사상이다.

티베트인들의 쾌활하고 개방적인 성격도 플러스역할을 한다. 티베트인들은 손님이 방문하면 ‘하다’라는 흰색 천을 목에 둘러주며 환영하는 관습이 있다. 붙임성도 강해 말을 건네면 쉽게 친해진다.

이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외개방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 중국당국의 구상이다.

“관광산업은 티베트의 지주(支柱)산업”이라고 말하는 벤바자시 부주임은 “티베트에 오면 고산반응으로 바로 쓰러지는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듯이 티베트의 상황도 늘 폭동이 일어날 것처럼 잘못 알려지고 있는 게 관광산업의 난제”라고 말했다.

<라싸〓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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